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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nbalanced Balance

Dates

Aug 1 - Aug 22, 2026

Location

DIA Contemporary

균형은 흔히 안정과 질서의 다른 이름으로 이해된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가 경험하는 세계는 끊임없이 이동하고, 충돌하며, 다시 재편된다. 기술의 급속한 발전, 가속화된 정보 환경, 불안정한 사회 구조 속에서 균형은 더 이상 도달해야 할 이상적인 상태가 아니라, 매 순간 새롭게 조율되는 과정이 되었다. 완벽한 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히려 균형은 흔들림 속에서만 드러난다. 《Unbalanced Balance》는 이러한 역설에서 출발한다. 전시는 균형을 대칭과 안정이라는 고정된 개념으로 바라보지 않는다. 서로 다른 재료와 물성, 색과 구조, 공간과 시간, 평면과 입체가 만나고 충돌하며 협상하는 과정 속에서 생성되는 유동적인 상태를 하나의 조형적 조건으로 제안한다. 균형은 완성된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생성되고, 해체되며, 다시 구성되는 움직임이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서희수, 유정민, 윤정희, 윤종주, 홍정욱은 서로 다른 조형 언어를 사용하지만 모두 하나의 질문을 공유한다. 형태는 어떻게 긴장을 유지하는가. 물질은 어떻게 서로 다른 성질을 공존시키는가. 색은 어떻게 시간과 공간을 만들어내는가. 그리고 회화와 조각은 어떻게 자신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는가. 이들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균형'을 완성된 상태가 아닌, 끊임없이 변화하는 관계와 과정으로 제시한다. 서희수(b.1973)는 서로 다른 물성과 시간이 축적되는 과정을 통해 재료가 지닌 긴장과 회복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초기에는 흙으로 만든 붕대를 반복적으로 감고 말리는 과정을 통해 상처와 치유, 소멸과 지속이라는 인간의 내면을 물질로 치환해 왔다. 최근에는 한지와 나무, 금속 등 비소성 재료로 작업을 확장하며, 각기 다른 물성이 지닌 고유한 성질과 시간이 만들어내는 층위를 조형 언어로 풀어낸다. 서로 다른 재료는 하나로 통합되기보다 각자의 결을 유지한 채 공존하며 새로운 균형을 만들어낸다. 유정민(b.1990)은 오징어 합판과 레진을 활용하여 반복과 변형, 그리고 움직임을 내포한 추상적 구조를 구축한다. 특히 그의 작업에서 아치는 구조적 안정성과 유기적인 움직임이 동시에 공존하는 중요한 조형 요소이다. 잘 휘어지는 합판의 물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자유로운 곡선을 만들어내며, 재료가 지닌 잠재력과 형태의 가능성을 확장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작업과 차별화된 새로운 색채를 적용하여 균형과 긴장의 관계를 더욱 확장된 감각으로 제시한다. 윤정희(b.1978)는 선을 하나의 조형 언어로 확장한다. 직선과 곡선, 반복되는 고리와 매듭은 공간 안에서 유기적인 흐름을 만들며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든다. 실과 파이프, 동선 등 서로 다른 재료는 반복과 리듬을 통해 새로운 질서를 형성하고, 작품은 벽과 바닥, 선반 등 다양한 방식으로 설치되며 중력에 고정되지 않는 자유로운 공간감을 제안한다. 조각성과 공예적 섬세함, 회화적 리듬이 공존하는 그의 작업은 공간 속에서 새로운 균형을 형성한다. 윤종주(b.1971)는 색과 색 사이에서 생성되는 미세한 차이를 탐구한다. 화면 위에 수없이 쌓인 색의 층은 빛과 반응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낸다. 퍼즐처럼 결합된 화면은 하나의 완결된 이미지를 지향하기보다 색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며 생성하는 리듬을 보여준다. 그의 회화에서 빛은 시간이 되고, 색은 공간이 된다. 균형은 색의 대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색들이 공존하며 만들어내는 미세한 긴장 속에서 드러난다. 홍정욱(b.1976)은 회화는 왜 벽에 걸려 있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캔버스와 프레임이라는 회화의 기본 구조를 해체하고, 나무와 유리, LED 조명을 결합하여 회화를 공간 안으로 확장한다. 평면과 입체, 빛과 물질은 하나의 작업 안에서 새로운 관계를 형성하며, 작품은 더 이상 독립된 오브제가 아니라 주변 공간과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환경이 된다. 그의 작업은 회화와 조각, 공간 사이의 경계를 유연하게 넘나들며 새로운 균형의 가능성을 제안한다. 《Unbalanced Balance》는 균형을 완성의 상태가 아닌 생성의 상태로 바라본다. 서로 다른 재료와 감각, 구조와 시간은 하나의 질서로 수렴되지 않는다. 오히려 각자의 차이를 유지한 채 공존할 때 비로소 새로운 균형은 시작된다. 이번 전시에서 균형은 대칭이나 안정의 결과가 아니라, 끊임없이 흔들리고 조율되는 관계의 과정으로 드러난다. 오늘날 균형은 흔들림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흔들림을 지속적으로 조율하는 능력이다. 다섯 명의 작가는 각자의 조형 언어를 통해 불균형과 긴장, 변화와 공존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질서를 제안한다. 작품은 하나의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서로 다른 요소들이 관계를 맺고 변화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관람자는 그 안에서 자신만의 균형을 발견하게 된다. 완벽한 균형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끊임없이 흔들리며 만들어가는 과정, 바로 그 움직임 자체가 균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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